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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이해하는 세계 금융 위기-세스 토보크먼 등 본문
저자 : 세스 토보크먼, 에릭 라우센, 제시카 베를레
출판일 : 2011년 4월 25일
출판사 : 미지북스
총 128쪽
만화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만화로 묘사했다. 하지만 만만하게 볼 수는 없다. 금융위기의 배경과 진행과정을 잘 묘사해준다. 주택 버블이나 모기지 열풍 같은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들만이 아니라 규제 완화나 '임금에 대한 공격' 같은 더 장기적인 원인들까지 상세히 설명해준다.
부동산 투기와 모기지를 절묘하게 이용한 은행들이 많은 중산층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과 유색 인종은 모기지 받기가 쉽지 않았다. 대출을 거부당한 가난한 사람들은 위험이 크고 금리가 높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받았다. 은행들은 '황폐한' 지역에도 지점을 열고 대출을 해주었다. 은행들은 새로운 형태의 복잡한 모기지들을 실험했다. 이 기이한 상품들은 은행에게는 더 수익성이 있고 종종 소비자들에게도 더 유리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 새로운 모기지 상품들이 은행과 대출을 받는 사람들 모두에게 위험이 컸다.
모기지를 발행한 은행은 더 큰 은행에 그 모기지를 팔아넘겼다.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이 일을 더 쉽게 만들었다. 매입 은행들은 그 모기지를 '주택 저당 증권(MBS)'으로 전환시켰다. 매입 은행들은 다시 기관 투자자들(연금 기금, 뮤추얼 펀드, 거대 개인 투자자, 보험 회사)에 팔아넘겼다. 그러한 투자자들은 위험을 감수해야 했지만 당시에는 매우 수익성 높은 위험인 것처럼 보였다. MBS를 소유한 투자자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매달 내는 모기지 상환금 가운데 일정 액수를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MBS에 대한 수요는 엄청나게 늘어났다. 그래서 월스트리트는 새로운 종류의 MBS를 만들어내느라 바빠졌다. 구조는 더 복잡해지고 사람들은 더 혼란스러워졌다. 가장 인기 있던 것은 '모기지 담보부 증권(CMO)'이었다. 이것은 여러 조각으로 쪼개서 재판매할 수도 있었다. '부채 담보부 증권(CDO)'도 인기가 좋았다. 이것은 모기지를 신용 카드나 자동차 대출같은 다른 형태의 부채와 결합시킨 것이었다. CDO는 위험이 큰 부채를 상대적으로 신용도 높은 대출들과 결합시킴으로써 더 안전할 것으로 여겨졌다.
투자자들은 왜 그토록 위험한 잡동사니들을 사들인 걸까?
1. 주택 저당 증권을 판매한 월스트리트 금융 회사의 '전문가' 직원들이 상품의 안전성을 입증하는 방정식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2. 신용 평가 기관들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용 평가 기관들은 투자자들이 아니라 은행으로부터 보수를 받았다.
3.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보험에 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2008년의 금융위기는 부동산 버블로 발생했다. 하지만 부동산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오래전부터 금융 규제가 조금씩 완화되어 판이 만들어진 것이다. 2004년 증권거래위원회는 순자본 규칙을 완화했다. 이는 투자 은행들이 그들의 손실을 매울 만큼 충분한 자금을 확보해두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투자 은행들은 이제 막대한 자금을 빌려서 마음 내키는 대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만일 이러한 규제 완화가 없었더라면, 리먼브라더스가 그 회사의 가치보다 30배나 많은 돈을 빌려 위험이 큰 주택 저당 증권에 투자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은행들이 빌린 돈을 판돈으로 삼아 과감히 도박판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부시 대통령 덕분이었다.
그러면 미국 정부는 금융 위기에 어떠한 방식으로 대처했을까?
2008년 1월 마침내 버블이 터져버렸다. 집갓이 곤두박질쳤다. 은행들은 변동 금리 모기지의 금리를 끌어올렸다. 사람들은 이미 본전을 모두 날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순식간에 집값이 모기지의 원금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상환금을 내라고 요구했다. 돈을 내지 못하면 집이 압류됐다. 사람들이 집에 투자한 4조 달러가 넘는 돈이 증발했고, 많은 이들이 파산했다. 그들은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은행들도 어렵기는 매한가지였다.
주택 소유자들도, 월스트리트도 도움이 필요했다. 정부는 어느 쪽을 구했을까?
정부의 선택은 긴급 구제였다. 구제 금융은 이렇다. 정부가 금융 시스템을 회복시키기 위해 7천억 달러의 자금을 사용했다. 구제 금융의 원래 취지는 이러한 것이었다.
"만약 은행들에게 그들이 입은 손실을 메울 만큼의 돈을 지원해주면, 은행들은 경제가 계속 굴러갈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대출을 제공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구제 금융에는 어떠한 단서 조항도 붙지 않았다. 은행들은 대출을 제공할 의무가 없었다. 재무부는 거대 은행들에게 돈을 쏟아붓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대마불사"였다. 이 프로그램의 명칭은 '부실 자산 구제 계획(TARP)' 이었다.
하지만 2009년 미국의 주요 은행들은 사상 최고의 액수의 보너스 잔치를 벌였다.
서민들을 회생 시키고 대폭락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정부는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까?
은행들에게 구제 금융을 제공하기보다는 국민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 1년간 압류를 유예해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정부가 압류의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은행들이 모기지 조건을 재협상하거나 부채를 완전히 탕감해주도록 강제해야 한다. 가계 부채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의료비다. 민간 보험사들이 지배하는 의료 시스템 대신 전 국민 의료 보험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정부가 또 다른 위기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많다. 하지만 선출직 관료들이 내일 아침에 당장 개관천선할 리는 없다. 워싱턴에서는 메인스트리트보다 월스트리트의 목소리가 더 크다. 미국의 정부는 부자의, 부자에 의한, 부자를 위한 정부다. 메인스트리트에서 소란을 좀 피워줘야 무언가 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메인스트리트 : 금융업계를 가리키는 '월스트리트'에 대응해 실물경제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이렇게 2008년 금융위기를 만화로 보니 더 와닿았다. 이뿐만 아니라 영화 '빅쇼트'도 한 번 보면 좋을 것 같다. '빅쇼트'는 『머니볼』, 『블라인드 사이드』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루이스의 논픽션 『빅숏』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배경으로 한다. 출연진으로는 크리스찬 베일, 라이언 고슬링, 브래드 피트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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